한국예술종합학교설치령제3조(설치등) ①예술영재교육과 체계적인 예술실기교육을 통한 전문예술인의 양성을 위하여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관할 아래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예술학교”라 한다)를 두되,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예술학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문화관광부장관에게 위탁한다.
한국과학기술원법제1조 (목적) 이 법은 산업발전에 필요한 과학기술분야에 관하여 깊이 있는 이론과 실제적인 응용력을 갖춘 고급과학기술인재를 양성하고 국가 정책적으로 수행하는 중·장기 연구개발과 국가과학기술 저력 배양을 위한 기초·응용연구를 하며, 다른 연구기관이나 산업계 등에 대한 연구지원을 하기 위하여 한국과학기술원을 설립함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전통문화학교설치령제3조 (설치)
①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문화재의 보존·보급 및 선양을 위한 이론과 실기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여 전통문화전문인을 양성하기 위하여 교육과학기술부장관 관할아래 한국전통문화학교(이하 “전통문화학교”라 한다)를 두되,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전통문화학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문화재청장에게 위탁한다.
대한민국의 4년제 대학교(혹은 그와 동급의 지위를 지닌 학교) 중에는 소위 '특수대학교'라는 것들이 있습니다. 삼군사관학교, 간호사관학교, 경찰학교, KAIST, 한예종, 한국전통문화학교가 그 예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존재를 관장하는 법이 고등교육법 이외에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자면 경찰대학설치법, 한국과학기술원법 등...
오늘은 이런 교육기관들의 '교육 목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 중에서도, 위 세 학교의 경우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조금 할까 싶습니다. 각기 '전문예술인' '고급과학기술인재' '전통문화전문인'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기관들의 교육목적에 대해서 말입니다.
이 '교육의 목적'이라는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서 참 애매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당장 초등학교 선생님의 교수지도안만 봐도 '목표'라는게 있습니다만, 처음 봤을때는 과연 이런 내용이 필요한가를 두고 고민해썬 기억이 있습니다. 아니 뭐... 그냥 적절히 가르치고 배우면 되는거지 하는 안일한 초등학생의 발상일까요. 어쨌든 지금 와서는 절실히, 교육에는 목적이라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또한 그 목표를 학생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 대학생에게 자유로운 과목 선택권을 줘도 듬성듬성 쉬운 것 편한 것만 들으려 하는 시대니까요.
문제는 이런 교육의 목적에서, 개별 과목의 성취 목표 같은 건 차치하더라도, 큰 그림에서 보았을때 많은 사람이 동의할 수 있는 교육의 목적을 어떻게 정할 것이냐는 게 문제가 됩니다. 또한, 그 교육이 목적대로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것도 중요한 부분이 되겠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 자체만으로 중요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경우- 특수대학교의 경우는 더욱 중요합니다. 세금이 들어가거든요.
제가 이 이야기에서 사관학교 등을 제외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그 학교들은 같은 경우에는 비교적 진로가 정해져 있고, 그 진로가 폐쇄성이 있는 특수한 경우라는 점입니다. 이 경우 이런 학교의 교육목적은 꽤나 자명하고, 설령 목적에 어긋나게 교육이 되더라도, 그 피드백이 빨라 목적에 맞게 교육을 수정하기 쉽습니다.
반면 나머지 세 학교, 즉 과학기술에 한 학교, 문화예술에 두 학교 같은 경우에는, 졸업생들의 진로가 다양하며, 국가나 어떤 특수한 사회(군대 등)에 얽매이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낳는데, 1) 넓은 진로 스펙트럼에 따라 요구되는 인물상이 다양해지며, 따라서 불명확해지고, 2) 이에 따라 사람들이 요구하는 교육 목적 또한 불명확해지며 3) 그에 따라 목적에 맞게 교육을 수정하는 일이 쉽지 않아집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저러한 사실이 바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결국 인력유출 등으로 자원(세금)이 낭비되고 있다고 감지될 때 '목적에 어긋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편입니다. 사실 제가 잘 모르는(-_-) 한국전통문화학교의 경우는 모르겠지만, 위에서 나머지 언급한 두 학교의 경우에는 사실
이러한 이야기가 자주 회자되고는 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요.
제기하고 싶은 문제는, 과연 저러한 목적을 지니는 것이 유효하냐는 것이냐는 말입니다. 예를 들자면 한국과학기술원법은 1980년대에 제정되었습니다만, 위에서 언급한 목적항의 경우 '심오한 이론'이 '깊이 있는 이론'으로 바뀐 등 법률용어가 쉬워진 것 이외에는 별 변화가 없습니다. 그 내부에 담겨있는 의의는 어떨까요. 다시 말하자면 KAIST의 졸업생이 법률전문대학원에 진학하는것에 문제가 있는가? 와 같은 문제에 저 조문이 YES라 답하고 있느냐, NO라 답하고 있느냐 그런 문제 말입니다.
제 생각에는,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이러한 설립목적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근본적인 근간- 한 분야의 전문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사회 변화에 따라 사회가 원하는 인물상에는 변화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한국사회가 원하던 과학자와 기술자상이 국가가 이끄는대로 국가의 연구소에서 국가를 위해 개미들처럼 일해왔다면, 지금의 한국사회는 인류를 이끌 수 있는, 세계가 바라는 스타 과학자를 원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황우석 박사가 한번 대-_-차게 말아먹었습니다만)
또한 그 분야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론과 분리되어있던 것으로 여겨지던 실기가 이제는 이론과 실기가 불가분한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라던가, 경험적 학문으로 여겨지던 분야에 과학적인 접근방식이 적용된다거나 하는 경우 말이죠.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 또한 교육목적 내지 교육방법의 변화의 필요성을 명시합니다.
요는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기에 법이라는 체계가 너무 변화하기 힘든 것이 아니냐는 투였습니다만, 잘 아시다시피, 실제로 그렇지만도 않죠. 왜 우리가 그 복잡한 법, 시행령, 조례 등의 복잡한 체계를 지니겠습니까. 나름의 객체지향 설계의 원칙에 충실한 법학은 근간이 될 부분만 무거운 부분에 남겨두고, 적절히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은 가벼운 부분에 설치하는 거죠. 그 내용 부분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닙니다만(과학기술의 발전은 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던가, 하는 부분 말이죠. 과학의 발전은 산업 없이도 인간의 삶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뭐, 하여튼 이론적으로는 법이라는 제도는 꽤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럼 뭐가 문제냐? 슬프지만, 제도에 문제가 없다면 십중팔구 사람이 문제죠. 독립사법기관인 법관들, 그리고 사법하지는 않지만 우리들 모두가, 독자적으로 법을 해석하여 (어떤 의미에서) 자의적으로 법을 해석한다는 점에 문제는 존재합니다. 그러한 판단이 어떠한 여과 장치도 없이 정책 설정에 적용되고, 언론화되는 점이, (때로는 법으로써 작용한다는 점이) 바로 문제입니다. 불행하게도, 이 문제에 적절한 해답이 없음은 주지의 바입니다. 해답이 있었으면
어떤 법관이 고심할 일도 없었겠죠. 사법인 경우는 그렇다 치더라도, 정책설정이나 의견 발표와 같은 경우에는, 뭐, 잘못된다고 생각하면 반박하는 것 이외의 답은 없어보입니다.
예를 들자면 위 동아일보 기사에서 언급한 'KAIST 학생의 법률전문대학원 진학이 문제'라고 하는 경우에는, 꽤나 쉽게 반박할 방면을 찾을 수 있습니다. 법률전문대학원 제도를 시행한 원인이 뭔지 생각해 보면 자명한 일입니다.
'한예종이 실기중심 학교인데 이론을 가르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것은 이 포스팅에서 언급할 가치도 없는, 그러나 꽤 자주 귀에 접하는 달콤한 떡밥입니다. (대개는 허수아비 공격이 되겠지만요) '한예종이~ 이론가를 양성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것도 그 자체만 보면 맞을수 있습니다. 'KAIST에서 CT를 하면 안된다'는 것도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변화한 사회를 보지 못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고루하게, 구시대에 필요했던 인물상을 보기를 원하는 거죠. 어느 세대에나 있는 "요즘 젊은것들은 완전히 글렀어"와 별 다를바 없습니다.
포스트 전체를 통틀어 당연한 이야기만 한 것 같습니다. 결론은 없고, 있다고 하는 것도 '답이 없다' 수준의 답이고, 지면과 시간의 낭비인 것 같기도 합니다. 결국 하고 싶은 얘기는 '교육 목적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어느 정도 유연하게 바뀔 수 있어야 한다'였는데, 써놓고 보니 당연한 이야기 같습니다. 저만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사실 전 교육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대한민국의 많은 문제가 교육에서 기인한다고 믿는 평범한 한명의 학생일 뿐입니다. 이런 이야기에 필요한 '그러면 어떻게 교육 목적을 (시대에 흐름에 맞게) 변화시킬것인가' 같은 정작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고 의견을 낼 수 없는 사람일 따름입니다. 바란다면, 이 작은 문제제기가 다른 사람의 눈에 들어가, 좀 더 커다란 눈덩이가 되어 굴러갈 수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