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9일 월요일

登肩 : 어깨에 오르다

 생각해보면 제 초등학교(및 국민학교)때 취미는 서점 가기였습니다.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에 꽤 큰 규모의 서점이 있었는데, 서가와 서가 사이를 돌아다니며 흥미있는 제목의 책이 있으면 꺼내 보고, 흥미있는 내용이 있으면 주저앉아서 읽는 일을 반복하곤 했죠. 일요일 같은 날은 거의 '출근'을 해서 서점에 틀어박혀있고는 했습니다.

 대형서점은 참 좋은 곳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 또래 아이들이 주변 사물에 대해 호기심을 많이 가진다고 하면, 서점이라는 곳은 그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정보가 엄청난 고밀도로 농축되어있는 곳이니 말이죠. 종이접기를 참 많이 좋아했습니다. 책으로 나온 수많은 레시피들이 서점에 자유롭게 방치되어 있고는 했으니 말이죠(물론 그중 흥미있는 건 샀습니다만 - 주로 기하학적인 접기방식이 들어가 있는 종류). 하여튼 뭔가를 시작하기에는 서점처럼 괜찮은 곳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희 가계는- 적어도, 제가 책을 사는데 있어서는 어떤 금전적 제한도 두지 않았습니다. 저는 다소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책을 샀고, 읽었습니다. 언어영역-_-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는지 독서가 제일 왕성했던 고교 시절, 거의 매년 백만원정도를 교보문고에 쏟았습니다. 대학생이 된 지금도 책을 왕성하게 사고 있습니다. 단지 요즘은 교보문고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곳에 살고 있어서...

뒤져보니 이런 식이네요. 음...... 이런 로그, 쉽게 나오려나-_-;


 뭐 하여튼, 저는 온라인 서점보다는 오프라인 서점을 훨씬 사랑했고, 이 이야기도 하고 싶습니다만, 아마 다음 기회에. 서점에 잔뜩 꽂힌 책들을 보면서 만약 여기 있는 책들을 다 읽는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행복한 상상에 빠지곤 했습니다. 다른 사람, 특히 문자 그대로의 의미의 선생(先生)이 잘 정리해둔 지식들을 흡수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매력적입니다.

 아이작 뉴턴은 '자신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 세상을 바라본 난쟁이'라고 했습니다. [footnote]실제로는 베르나르 드 샤르트르라는 사람이 처음 사용한 경구라고 합니다. [/footnote]뉴턴의 발견은, 뉴턴 자체의 뛰어남에도 기인하고 있지만, 뉴턴 이전의 사람들이 쌓아온 것이 없었더라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는 맥락입니다.

 현대의 학문은 혼자서 그 모든 것을 전망하기 힘들 정도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만, 어떤 바보도 수학이나 역학이나 이름이 붙은 어떤 학문이라도 처음부터 쌓아가려는 사람은 없습니다. 교과서를 삽니다. 그것 자체가 수많은 거인들이 남긴 어깨이기 때문입니다. 거기서부터, 학문을 향해 가는 사람은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나, 더 깊이 파고들어갑니다. 전자기학은 맥스웰을 두 번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학문의 발전에 기여하려 하지 않더라도, 그저 자기 자신의 시각을 높이고 싶다면- 최선의 선택은 다른 사람의 어깨를 딛고 서는 것일겁니다. 거인의 어깨에는, 혹은 거인보다 작은 사람이라도, 당신이 그 어깨를 볼 수 있다면, 그 어깨로 오르는 줄사다리가 매달려 있습니다. 등산로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어깨니까 등견로라고 할까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우선 책입니다. 꼭 책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영화일 수도 있고 게임일 수도 있으며- 실제로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조금씩 다른 사람의 어깨를 딛고 올라가며, 좀 더 높은 곳에서 멀리 보고 싶습니다. 이 카테고리를 통해서, 제가 누군가의 어깨를 오르는 과정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제가 읽는 책이나,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이런것들에 대한 리뷰를 쓰려 합니다. -_-; 아 이놈의 사설 긴거 어떻게 주체가 안되네요.

댓글 2개:

  1. 흐흐, 거인들의 어깨 위에서 뭘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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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퍼플렉싱 - 2009/06/29 22:43
    전 아직 거인의 어깨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리고 지금부터도 계속 딛고 올라가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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