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11시 30분경, 수도권전철 중앙선 운길산역에 도착했습니다. 어제 추적추적 비가 내렸던 것 때문인지 매우 맑고 햇살이 따가울 정도로 내리쬐고 있었습니다. 어제는 당장 대전에서 맛있는 라멘집을 찾아서 5km정도를 걸어서(-_-) 이동했는데 말이죠. 미묘하게 내리는 안개비때문에 온몸은 젖고... 으, 라멘은 맛있었으니 다행이지만 말이죠. 찾아본 결과에 의하면 운길산역에서 내려서 마을버스를 타고 남양주 종합촬영소(종촬)에서 내리면 바로 찾아갈 수 있다고 하는데...

애석하게도 조금 시간을 잘못 맞춘것 같더군요. 이후 알게 된 일이지만 이 버스는 마을버스-_-와는 별개고, 마을버스는 30분 내지 한시간 간격으로 온다고 합니다. 어쨌든 이 당시 저는 기운이 넘쳤고, 그다지 종합촬영소까지 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이는 관광지도를 대충 훑어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당장 버스시간이 멀었기 때문에, 하여튼 걸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아니 그냥 바로 옆에 있을 것 같았다니까요.
...조금 가다 보니 보도가 없어지고 왕복 2차선 국도가 펼쳐지더군요. 이 때 눈치를 챘어야 됬는데, 매우 자연스럽게 쌍둥이 유모차를 밀고 올라가시는 아주머님 덕분에 의심할 타이밍을 놓쳐버리고, 그냥 '도로환경이 안 좋구나'라고 때려맞추고 그냥 걷기 시작했습니다.

걷고...

걷고... 응?

걷고... 아마 지역 주민들이 상수원에 관련해서 4대강사업에 반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걷고......

뒤편에 보이는 것이 바로 운길산역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오며 많은 등산객 분들을 보았습니다...

이게 마을 입구마다 붙어있더군요. 4대강사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곳이니까 그렇겠죠...
...보통일이 아니라는걸 깨달았습니다. 멀어요-_-; KTX 매거진의 소개는 확실히 철도를 이용해서 접근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만, 아무리 봐도 자가용을 가진 사람이 오기 적합한 구조입니다. 지나가면서 군부대도 하나 보고 마을도 지나치고 국도변 참외상인도 많이 보고... 나중에 확인한 거지만 제가 걸은 거리는 약 5.5km정도 되었습니다.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던데... 뭐 그래도 '아이가 타고 있어요'가 새겨진 노란색 교회 봉고차에 군인 여러분이 수송모드로 들어앉아 이동하고 있던 귀중한 광경을 보았으니 괜찮다고 합시다.

이 표지판을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고개를 넘어서...

촬영소 앞에 도착! 보이는 바와 같이 왼쪽이 종촬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박물관(및 레스토랑)에 갈 수 있습니다.
어쨌든 커피박물관에 들어가서 구경을 했습니다. 입장료는 5000원이고, 반대편으로 돌아가면 레스토랑이 있더군요. 자세한 설명은... 제 역할은 아닌 것 같네요. 좋은 포스팅이 있으니 이쪽을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보면서 느낀 점은, 커피는 어찌되었건 기호식품이라는 영역을 떠나 이제 전 세계인(?)이 즐기는 문화상품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아니면 기호식품이 애초에 문화상품의 영역에 들어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와인도 그렇고, 홍차도 그렇고... 가볍게 넘어가자면 넘어갈 수 있는 단순한 갈증 해소용 음료일수도 있지만, 이렇게 파고 들 구석이 있다는 것이 참 놀랍습니다. 요즘은 '이어폰'을 비롯한 같은 음향기기 분야에서 이런 경향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이런 상품이 될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김치는 참 파고들 구석이 깊은 음식이죠. 활용도 다양하고... 김치에 만약 이러한 '문화상품'으로의 위상을 부여하려 한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제 생각은 우선 대량생산과 세계적 수준에서의 소비 증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양산화에 대한 우려 또한 있지만, 기본적으로 김치를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끌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우선 많은 사람이 김치에 대해 알고, 접해 보고(먹어 보고), 또한 김치라는 매체에 돈이 몰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원으로 될 수준이 아니고, 순수한 소비에 의해서 말이죠.
한가지 더 염두에 둬야 할 점은 김치의 문화상품화는 지금의 김치의 모습을 많이 잃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최초의 커피는 아라비카였지만, 지금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대부분의 인스턴트 커피에 사용되는 품종은 맛과 향이 떨어지지만 병충해에 강하고 대량생산에 적합한 로버스타입니다. (한국이 가장 많은 양의 커피를 수입하는 나라가 베트남이고, 이 베트남이 주로 생산하는 품종이 로버스타죠). 아라비카는 그 본래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로버스타도 나름 자신만의 시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많이 본 이야기 같은데, 일본에서 '기무치'를 특허내려고 한 적이 있었죠. 요즘 김치의 많은 양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기도 하고요. 비슷하지 않을까요? 어떠한 문화의 고유한 식품이 문화'상품'화 된다는 것은 다른 문화권(국가)에서도 그것을 상품화할 수도 있다는 이면을 지닐 것 같습니다. '종주국'의 지위나 '원조'의 품격을 지키는 건 상품화와 동시에 해 나가야 할 일이겠죠. 뭐 애초에 현대적인 상품화 이전에 여러 나라에 퍼진 커피와 그렇지 않은 김치를 비교하는 데에 무리는 있지만 말입니다.
별로 기행문 같지 않네요-_-; 음...
관람을 마치고 너무 더워서 근처 슈퍼에서 음료수를 사면서 이야기를 듣는데(슈퍼 아주머님이 박물관 관장님이 건물을 지을 때부터 함께 이야기도 듣고 하던 이웃사촌이라고 자신하시더군요) 거의 10년 걸려서 설계부터 쌓아올린 박물관인데, 최근 자전거 도로를 새로 짓는다고 박물관이 철거될 위기에 처해있다고 관장님이 분개하시더군요. 이...이게 무슨 소리야-_-; 자세히는 못 들어서 뭐라 말하기 힘들겠지만...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차가 있으시다면 애인과 함께 동행하시는 거 참 좋습니다. 보니까 커피 추출 체험도 있고 아래층의 레스토랑은 꽤나 고급인 것 같고 사진 포인트도 많더군요. 게다가 북한강 옆! 땡기시면 수상스키도 탈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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